출처 : [뉴스엔 최나영 기자]
‘태왕사신기’ 역사성 판타지성 혼재에 대한 논란 ‘신화시대는 일제 잔재?’

[뉴스엔 최나영 기자]
10일 스페셜 방송을 통해 살짝 그 모습을 공개한 MBC 판타지 수목사극 ‘태왕사신기’에 벌써부터 치열한 논란이 일고 있다.
'태왕사신기'는 '호태왕'(왕중의 왕)이라고 불렸던 고구려 19대왕 광개토대왕이 부여와 요동지역을 넘어 우리나라 기상을 광활한 영토에 드높인 과정을 판타지 장르와 결합해 만든 독특한 드라마다.
시청자들은 실존 인물의 판타지화 즉 역사극과 판타지극이라는 두 가지 장르를 결합한 드라마에 넘치는 기대와 적잖은 우려를 동시에 내보이고 있는 것.
역사극과 판타지극은 아이러니하게도 사실 극과 극의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역사극이 최대한 정확한 고증을 바탕으로 현실감있게 그려내는 것이 미덕이라면 판타지극은 말 그대로 사실 재현 보다는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환상적으로 그리는 데 힘을 쏟기 때문이다. 이런 양 끝에 서 있는 두 장르의 조화를 시도하는 '태양사신기'이기에 이런 논란도 충분히 감내해야할 듯 하다.
이날 스페셜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기대 이상이다. 재미있어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들의 조화, 우리나라 드라마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화려한 영상이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드라마를 뛰어넘는 드라마다. 드라마의 틀을 벗어나 판타지적인 구성과 현란한 컴퓨터 그래픽, 다양한 의상과 분장술이 정말 대단하다. 제작진이 심혈을 기울인 점이 돋보였다" 등 의견을 보였다.
하지만 이런 호의적 의견과는 다른 비판과 우려가 팽팽히 맞섰다. 대부분이 "역사극에 대한 겸허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한 시청자는 "광개토대왕은 우리 민족에게 가장 위대한 정복자의 이미지로 남아 있다. 최근 영화‘디워’와 ‘반지의 제왕’은 그 자체가 허구다. 즉 근본 스토리 자체가 허구인 것이다. 그래서 판타지적인 요소가 가미돼도 관객들은 전혀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엄연히 실존하는 역사의 인물을 표현하는데 판타지적인 요소를 지나치게 부각시킨다면 관객들은 조금씩 외면할 수 밖에 없다"며 "우리의 역사를 단지 신화나 설화적인 요소로 실추시킬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 고구려가 당시 처했던 역사적 상황, 정벌 과정에서의 숱한 역경 등을 밀도있게 그려나가고 판타지적인 요소는 중간중간 극의 탄력을 주는 역할 정도로만 활용해야지 극의 주류로 이끌어 간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이 부족한 당시의 상황을 판타지로 메꾸려는 의도밖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극 초반 등장하는 신화시대 이야기가 일제의 왜곡이라는 비판의 눈길도 존재했다.
"일제는 우리민족의 역사를 바꾸는데 주력했다. 실제의 한민족 역사를 알고난 일제는 광개토대왕비를 조작, 각지에 말뚝작업을 하고 고서를 불태워 없애며 증거를 소멸했다. 이런 마당에서 현대사회에서 드라마,영화 등 미디어의 영향이 얼마나 클진데 일제시대에 왜곡된 고조선(환웅)시대를 신화로 치부한단 말인가..."라며 탄식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역사적 사실을 좀더 판타지화하고 극대화해서 재미를 결부시키는 드라마가 뭐가 잘못됐다는 건지 모르겠다. 오늘날 광개토대왕이란 역사적 위대한 인물에 대한 자료는 조선왕조처럼 역사를 나름 정확하게 서술한 책 한권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다. 광개토 대왕이란 인물을 제외한 나머지 이야기들은 말 그대로 과학으로 설명하기 힘든 이야기들뿐이다. 그런 이야기들을 좀더 재미를 결부시켜 판타지화해서 재미와 작품성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는 정말 바람직하다"며 '태왕사신기'의 기획에 찬사를 보낸 의견도 존재했다.
"역사성과 오락성을 동시에 갖출 수가 있도록 노력을 하는 중도의 길을 가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친 의견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아직 본격적인 뚜껑은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논란은 '태왕사신기'의 화제성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역사성과 판타지성이라는 모순된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태왕사신기'에 대한 정당한 평가는 추후 내려질 것이다.
최나영 nyny80@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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