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선원 갈수록 흉폭…'로보캅' 보호장구 필수
![]() ▲ 해경특공대 김진희 팀장(왼쪽)과 대원들이 연평도 앞바다에서 경계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용국 기자 young@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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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오전 인천광역시 옹진군 대연평도 앞바다. 고속보트 한 대가 빠르게 물살을 가르며 달렸다. 보트 위에선 권총과 진압봉, 섬광탄으로 무장한 특공대원 5명이 몸을 꼿꼿하게 세우고 주변 해역을 살피고 있었다. 인천해양경찰서 소속 3개 특공대 중 1개 팀인 이들은 김진희(43·경사) 팀장과 안수현(32)·김종진(30)·안웅태(31)·김대영(30) 순경. 24시간 연평도 앞바다를 지키는 인천의 ‘독수리 5형제’들이다.
고속보트로 24시간 3교대
“불법 조업하는 중국어선이 없는지 일주일에 2~3회 연평도 근해를 순찰합니다. 비상시에는 바로 출동하지요. 요즘 가을 꽃게잡이가 한창이라 24시간 비상 근무체제입니다.”
김진희 팀장은 “꽃게철인 요즘은 중국 어선이 적게는 30척씩, 많게는 400척씩 떼를 이뤄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몰려들기 때문에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했다.
인천해경은 불법조업하는 중국어선을 단속하기 위해 2003년 11월부터 EEZ(배타적 경제수역) 부근 해역과 연평도에 특공대를 운영하고 있다. 특공대원들의 주요 임무는 NLL을 넘어와 조업하는 중국 어선을 나포하는 것. 인천해경 소속 경비함 6척이 서해 5도 주변에서 해상경계활동을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꽃게 산지로 유명한 연평도에는 중국 어선이 가장 많이 출몰한다.
연평도에선 특공대 1개 팀당 7박8일씩, 3개 팀이 3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한 팀이 근무하는 동안 다른 두 팀은 영종도 해양경찰학교 훈련장에서 매일 실전과 같은 훈련을 한다. 상황실을 통해 “중국어선 1척 해역 침범. 특공대 출동하라”는 명령이 떨어지면 ‘독수리 5형제’는 민첩하게 고속보트에 올라타고 출동한다. 이 고속보트는 최대 시속 90㎞인 반면 중국 어선들은 대부분 시속 30㎞에 불과해 금방 붙잡힌다.
하지만 중국 선원들이 순순히 단속에 응하는 것은 아니다. 나포되면 선장이 구속되거나 1000만원 넘는 벌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특공대에 맞서 쇠파이프나 흉기를 휘두르며 저항한다.
“中선원 흉기 저항 심해져”
“갈수록 저항이 심해지고 있어요. 쇠파이프 드는 조, 돌 투척조가 따로 있어요. 요새는 자기들 배 좌우에 대나무를 예리하게 깎아 붙여, 우리 고속보트가 가까이 못 대게끔 하고 있습니다.”
3년째 연평도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안수현 순경은 “특공대원 2~3명이 중국어선에 올라탔을 경우 10명 이상 선원들이 한꺼번에 저항할 때는 아무래도 우리가 수적으로 열세니까 위축되기도 한다”며 “이들이 쇠파이프나 부엌칼, 갈고리 등을 마구 휘두르기 때문에 임무 수행 중 다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고 했다.
“근무환경이 열악하죠. 갈수록 위험해지고요. 밤에 안개가 짙게 꼈을 때 중국 어선들이 한꺼번에 내려오면 바짝 긴장됩니다.” 김 팀장은 “밤에 진압할 때는 섬광탄을 중국 어선 쪽에 터뜨린다”고 했다. “수류탄 폭발하는 소리가 나면서 3초 동안 불꽃이 확 일어요. 그때 고속보트를 중국배에 붙인 다음 진압봉 하나씩 들고 재빨리 올라타 진압하는 거죠.”
밤에 출동할 때는 위험에 대비해 ‘로보캅’이라 불리는 최신형 보호장구를 착용한다. 헬멧과 상·하체 갑옷, 낭심 보호대, 특수장갑, 작전화 등이다. 김 팀장은 “매순간 위험하지만 어민들을 위해서, 그리고 국가를 위해서 하는 일이라 자부심을 갖고 일한다”고 했다.
이창주(47·경정) 특공대장은 “중국 어선들은 대부분 저인망을 이용해 바닥까지 훑는 싹쓸이 조업을 하기 때문에 해저 생태계를 파괴한다”며 “앞으로 서해에 남북한 공동어로수역이 조성되면 중국어선들이 우리 해역에 아예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단속을 더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인천해경특공대 연평도 김진희경사가 중국어선 나포의 어려움을 말하고 있다.
/김용국 기자 young@chosun.com
[연평도=허윤희 기자 ostinat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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